머니투데이 원문 기사전송 2012-03-08 05:01
머니투데이 이하늘기자]
["CCTV 설치 불가지역·동의 및 고지 확인해야"···'개인정보보호법' 발효로 엄격]

- 정부·공기관 엘리베이터에 "CCTV 촬영중이다" 고지 필수
- 부촌이라고 CCTV 맘대로? No! 주민 공청회 및 동의구해야
- 국민 1인당 하루평균 80여회 노출, CCTV 급증...태반이 법위반

# 지난 2월. 1년여 동안 38차례 목욕탕을 무대로 절도행각을 벌인 범인A씨가 검거됐다. A씨의 범행은 탈의실에 설치된 CCTV에 포착됐다. 하지만 목욕탕 CCTV 설치는 위법이다. 새로 발표된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이 목욕탕 주인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아야 한다.

#최근 세간을 흔든 삼성물산 직원의 이재현 CJ그룹 회장 미행 사건. 그 증거는 이 회장 사택에 설치한 CCTV촬영 화면이었다. 하지만 이 회장이 CCTV 설치와 관련, 공청회 등을 통해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거나 관련 안내문을 설치하지 않았다면? 이 회장 역시 동법에 근거해 처벌을 받게 된다.

바야흐로 CCTV 홍수시대다. 최근 지방자치단체는 '범죄 없는 지역'을 선포하며 앞 다퉈 CCTV 설치에 나서고 있다. 민간에서도 보안을 이유로 CCTV 설치를 늘리고 있다. 최근 화제가 됐던 임신부 폭행, 국물녀 사건 등도 CCTV가 사건 진위를 밝히는 목격자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는 우리 사회 곳곳에 CCTV가 설치돼 시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담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하루 평균 국민 한명이 CCTV에 찍히는 횟수는 83.1회. 9초당 1회 꼴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CCTV에 노출되고 있다.

이 같은 사생활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9월30일 개인정보보호법을 시행, CCTV 설치 및 운용에 대한 법규를 만들었다. 아울러 구체적인 시행을 위해 'CCTV개인영상보호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이에 따르면 여러 사람이 이용하거나 지나다니는 곳에 CCTV를 설치하면 이를 알리는 안내판을 달아야 한다. 또한 공청회 등을 통해 지역주민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하지만 이 같은 법규는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