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중증장애인에 지금보다 2배 지급" 약속해놓고도 '현재 소득 하위 63%'에서 70%로' 대상 기준선만 올려 기초연금 공약 파기에 이어, 대선 당시 "모든 중증장애인에게 현재의 2배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박근혜 대통령의 장애인연금 공약도 최종 폐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한겨레> 취재 결과, 복지부가 지난달 입법예고한 장애인연금법 개정안은 장애인 연금을 소득하위 70%에게만 주겠다고 못박고 있다. 개정안은 부칙에서 "선정기준액은 18세 이상 중증장애인 중 100분의 70 수준이 되도록 결정한다"고 규정했다. 애초 65살 이상 노인 모두에게 지급하겠다고 하다 대상자를 소득 하위 70%로 축소한 기초연금과 똑같은 상황이다. 현재 장애인연금을 받는 장애인이 소득 하위 63%인 상황에서 70% 선으로 7%포인트만 올린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26일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서도 정부의 이런 의도가 드러난다. 내년도 장애인연금 예산은 4660억원으로, 올해치(3440억원)에 견줘 1220억원만 늘어났다. 현재 전국의 중증장애인은 모두 59만여명으로, 이들에게 현재 장애인수당(기초노령연금과 비슷한 9만6000여원)의 2배인 20만여원을 지급하려면 1조4000억여원의 예산이 배정돼야 한다. 앞서 대통령직인수위 보고와 지난 5월 기획재정부의 공약가계부 발표에서는 장애인연금을 애초 공약대로 추진하는 것으로 돼 있었으나, 이후 넉달 사이에 공약이 폐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용익 민주당 의원이 이날 입수한 '복지부 인수위 보고 자료'를 보면, 복지부는 지난 1월11일 인수위 업무보고 때 "장애인연금은 공약에 따라 대상은 현재 중증장애인 32만명(63%) 수준에서 59만명(100%)으로 늘리고 금액도 20만원으로 늘리겠다"고 보고했다. 기획재정부도 5월31일 공약가계부를 발표하면서 "장애인연금은 2배 수준으로 확대"하며 예산은 2014년 7월부터 2017년까지 약 2조1000억원이 추가로 들 것으로 전망했다. 김용익 의원은 "기초연금 발표 당시 노인들에게 거듭 사과한 대통령이 장애인연금 공약 포기에는 아예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 장애인은 더부살이 인생이 아니다. 공약대로 모든 중증장애인으로 대상자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장애인자립기반과 관계자는 "장애인연금은 독립적으로 설계된 것이 아니라 기초연금과 마찬가지로 재정 여건을 감안해 소득 하위 70%로 연계돼 있다. 만약 개선할 사항이 나오더라도 기초연금과 연동해 바꿔가야 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손준현 기자dust@hani.co.kr |
댓글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