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인용 하이패스 더 비싸고 사고위험 설치비 2배… 운전중 2시간마다 지문 등록해야 」
장애인 편의를 위해 도입하는 장애인 전용 고속도로 하이패스가 장애인의 안전운전을 위협하는 ‘장애물’이 될 전망이다. 일반인 하이패스 기기에 없는 지문인식기를 따로 달도록 해 일반인에 비해 2배 정도의 추가비용 부담이 생겼고, 운행 중에 지문인식기에 지문을 찍도록 해 사고위험을 높였다.
21일 국토해양부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다음달 15일부터 장애인들도 운전자 지문인식 기능이 달린 전용기기를 설치하면 고속도로에서 하이패스를 이용,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장애인들은 제도 도입 10년이 넘도록 혜택을 받지 못했다. 정부가 요금 할인제도(50% 감면)를 악용한 일반 운전자의 부정사용을 우려해서다. 때문에 새로 도입하는 장애인 전용 하이패스 단말기에는 지문인식기가 추가로 설치된다. 그러나 문제는 단말기 값이 일반 운전자용(10만원 내외)보다 최고 10만원가량 비싸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가족이나 다른 사람의 대리 운전에 따른 부정사용을 막기 위해 지문인식기를 별도로 달도록 했다.”면서 “기기와 인식기가 일체형으로 제작돼 이미 하이패스를 샀더라도 전용기기 전체를 새로 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장애인단체 등은 지문인식기 설치비를 장애인들에게 부담지우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지문인식기가 꼭 필요하다면 관련 비용은 한국도로공사 등이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장애인 전용 하이패스 판매업소는 시·도별로 1~2곳에 불과해 불편한 것은 물론 독점 판매 논란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온라인 구매도 안 된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지문인식기가 장애인들의 안전운전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도로공사는 장애인 전용 하이패스를 통해 할인 혜택을 보려면 최초 지문인식 후 운전 중 2시간마다 장애인 운전자가 지문인식기에 일일이 손을 갖다 대 본인확인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제 시간에 인증을 하지 못하면 장애인이 마땅히 받아야 할 요금 할인(50%) 혜택은 사라지고 정상요금이 부과된다.
왼손장애 운전자인 김정식(39)씨는 “손가락을 제대로 펴기도 어려운 지체장애인들이 많은데 운전 중에 팔을 뻗어 지문인식을 하라는 것은 탁상행정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지문인식기는 장애인 운전자가 휴게소에 들러 차 시동을 끌 경우 자동으로 작동이 멈추기 때문에 재인증을 거쳐야 한다.
사생활 침해 논란까지 불거졌다. 임상욱 한국장애인연맹 간사는 “지문 정보를 등록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될 우려가 높다.”고 주장했다.
출처: 한국사회복지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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